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詩. 정호승)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잠이 든 채로 그대로 눈을 맞기 위하여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그 별똥별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어린 나뭇가지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가끔은 외로운 낮달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민들레 홀씨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인간을 위해 우시는 하느님의 눈물도 받아둔다

누구든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새들의 집을 한번 들여다보라

간밤에 떨어진 별똥별들이 고단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다
간밤에 흘리신 하느님의 눈물이
새들의 깃털에 고요히 이슬처럼 맺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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