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 오순 도순 2012.03.13 07:11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고갱의 의자(Paul Gauguin's Armchair)

1888, oil on canvas, 90.5 × 72.5 cm,Van Gogh Museum, Amsterdam

 

빈 의자

 

한 자매가 본당 신부님께 자기 집에 와서 아버지의 임종 준비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신부님이 도착했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머리를 베게 두개로 받쳐놓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침대 옆에는 빈 의자가 있었다.

 

신부님은 노인에게 그의 딸이 자기가 온다는 것을 이야기 해준 것으로 알고 “오래 기다리셨지요?” 하고 말을 건넸다. “아니요, 당신은 누구요?” 하고 노인이 말했다.

 

신부님은 자기소개를 하고 노인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저는 빈 의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제가 올 것을 알고 계신 것으로 생각했읍니다.” 하자 “신부님, 저 의자...., 문을 좀 닫아 주시겠읍니까?” 노인이 말했다.

 

“저는 이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내 평생 동안 나는 기도하는 법을 몰랐어요. 성당에서 배웠지만 항상 잊어버리곤 했답니다. 저는 기도를 포기했었어요. 그러던 중 약 4년 전 어느 날 저의 친한 친구가 저에게 말했지요.”

 

“이보게, 기도는 예수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아주 간단한 일이야. 자, 내가 가르쳐주지. 자네 앞에 빈 의자를 하나 갖다놓고 그 의자에 앉아 계시는 예수님을 그려보게. 그분은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이건 상상이 아니네. 그리고 자네가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식으로 그분께 말을 하게”

 

그래서 나는 그 방법을 시도했고, 오래지 않아 그것을 매우 좋아하게 되어 매일 몇 시간씩 그 분과 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심합니다. 만약 제 딸이 제가 빈 의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면 그 애는 저를 정신병원에 보냈을 겁니다.

 

신부님은 이야기에 감동되어 노인에게 계속하시라고 격려 하셨다. 그리고 노인에게 임종에 필요한 성사를 주고 본당으로 돌아왔다.

 

이틀 후 딸이 전화를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평화롭게 돌아가셨는지요?”

 

“예, 2시쯤 아버지가 저를 부르시더니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바로 전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몸을 구부려 머리를 편안하게 의자위에 놓으셨어요. 신부님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부님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가 그분처럼 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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